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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매너?

바보야 너 | 2014.07.30 11:58:19 | 조회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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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만한 권력만 있어도 휘두른다 - 어느 택시 기사의 한숨

굄돌 | 2014.07.30 08:10목록크게

댓글(36) | 댓글쓰기

 

 

 

화초 하나를 샀는데 그것을 들고 도저히 버스를 탈 엄두가 나질 않는다. 대단히 값나가는 것이 아니어서 배달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별 수 없이 콜택시를 불렀다. 그런데 기사님 얼굴이 영 밝지가 않다. 요즘 그렇게 뚱한 사람이 어디 한둘인

가 싶어 내 인사만 하고 승차했다. 그런데 기사님이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 주저주저한다.

"손님한테 이런 말씀 드려도 될 지 모르겠네요."

"아니예요. 그런 말 하면 뭐하겠어요?"

 

혼자서 주거니 받거니다. 누군가에게 속엣말을 털어놓아야 가슴이 후련해질 것 같긴 한데 공연히 아무런 잘못도 없는

손님을 마음 불편하게 할까봐 망설이는 모양이다. 나 역시 몹시 피곤한 상태여서 초면인 사람의 속내를 재촉하여 들

여다 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게도 간절한 무엇이 있다면 들어줘야 할 것 같아 말미를 줬다.

"무슨 일 있으셨어요?"

막상 기회를 열어 주었지만 기사님이 다시 망설인다.

"손님한테 이런 말씀 드려도 될까 싶어요."

 

이렇게 어렵게 시작된 얘기다.

 

 


언젠가 포스팅했던 기사님

택시안은 스튜디오, DJ 기사님 http://blog.daum.net/2losaria/15946876

 

 

 

택시 영업을 하다보면 별별 일이 다 있어요. 특히 콜택시를 부르는 사람들이 더 그렇지요. 정말 기사를 종 부리듯 해요.

조금 전에는 저 쪽에 있는 아파트 손님을 태우러 갔었어요. 보통 몇 단지 앞으로 오라고 하면 그 앞으로 가서 대기하는

데 큰 아파트는 라인이 여러 개 있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몇 라인으로 오라는 말까지는 하지 않아요.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기다리는데 두 라인 건너에 있던 젊은 여자 손님이 손가락을 까딱거려요. 차를 자기 앞으로 대라는 거예요. 차

를 돌려서 가려면 번거롭지만 손님이 두 라인을 건너 오려면 불과 10초도 안 걸릴 텐데 싶어 '손님이 이쪽으로 오세요'

라고 했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편하자고 콜 불렀지 그럴 거면 콜을 왜 부르겠어요? 그리고 손님이 오라고 하면 와야 하는 거 아니예요?"

"........"

 

대단한 권력이다.

 

 

콜택시를 불러놓고 함흥차사인 사람도 있어요. 안 나오는 거예요. 전화하면 기다리라 하고. 언젠가는 골목이 복잡한 주

택가에서 10분을 기다리는데 차를 이리 옮겼다 저리 옮겼다 몇 번을 이동했지요. 그래도 안나오던 사람이 뒤늦게 나와

서는 차가 그 앞에 서 있지 않았다며 버럭버럭 화를 내는 거예요.

 

말을 막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제가 올해 환갑인데 새파란 사람들이 반말 비슷하게 명령하듯 말할 때도 있고, 하인 대

하듯 함부로 말하기도 해요. 술 취한 손님들 중에는 욕지꺼리를 하며 위세를 부리는 사람들도 많구요. 이렇게 자꾸 상

처를 받다보니 콜이 와도 반갑지 않을 때가 있어요.

 

콜비 천 원 더 내는 위세가 참으로 대단하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권 모씨. 그는 오랫동안 해오던 사업을 접고 2년 전, 아파트 경비원이 되었다. 그런데

상상도 못할 일들을 자주 겪는다. 집에 전구를 갈아 끼워야 하는데 와 달라, 수도꼭지가 헛도는데 와서 봐달라, 현관문

이 열리지 않으니 빨리 와서 해결해 달라. 때로는 무거운 짐을 옮겨야 하니 자기 집으로 오라며 한 밤 중에 호출하는

경우도 있다. 경비원이 자신들의 집사쯤 되는 걸로 착각하는 것 같아 불쾌하지만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여차하면 다른

것을 빌미로 잡아 민원을 넣거나 여론을 만들어 내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서운 권력이다.

 

 

 

 

 

 

"손님은 왕이다" 라는 말은 운영자 입장에서 손님을 최대한 예우하자는 의미이지 손님이 왕으로 군림해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택시를 타는 사람은 자신이 낸 돈 만큼의 서비스를 받으면 되는 것이고, 아파트 경비는 마땅히 해야 할 직무가

있을 것이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전구를 갈아 끼우거나 무거운 짐을 옮겨주기 위해 이 집 저 집 불려다녀야 하는 사

람은 아니다. 그런데도 부당한 요구를 당당히 거절할 수 없다니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새벽같이 집을 나와 종일 이 사람 저 사람 비위 맞추느라 가슴팍이 새카매진 택시 기사도 우리 이웃이다.행여 밀려날

까, 행여 문책 당할까 굽신거리며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경비원도, 타들어가는 가슴 안고 찾아드는 손님을 일일이 왕으

로 모셔야 하는 식당 주인도, 피울음 삼겨가며 계산대 앞에 서 있는 마트 계산원도 다 우리가 함께 끌어안고 살아가야

할 소중한 우리의 이웃들이다.

 

아득바득 내 권리만 주장하지 말고, 조금씩만 더 그들을 배려하고 너그럽게 대한다면 우리네 사는 세상, 얼마나 따뜻

하고 아름다울까.

 

 

 

딸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었다저자굄돌 이경숙 지음청출판 | 2012-07-19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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